본문 바로가기
자연탐구 · 건강/한 주 바스켓

울산 모비스 파격적 횡보는 놀랄일이 아니다.




모비스 파격적 횡보는 놀랄일이 아니다.

 

 

리빌딩의 시초

 

 모비스는 2018-2019시즌을 우승했지만 쇼터와 문태종이 나가고 핵심선수들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전력이 약화되는 듯 보였다. 또한 우승에 젖어서 자칫 동기부여가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 우승의 기운을 살리기 위해서는 변화는 필수적 이였다. 변화는 경쟁력이다. 이 상황을 꾸역꾸역 유지하며 결승문턱에서 좌절하느니 변화를 추구해 한방에 팡 터트리며 우승하는 것이 프로의 세계에서 더욱 임펙트있고 의미 있는 일이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리빌딩을 그리지 않았을까 한다.

 

 2019-2020시즌 모비스는 고전했다. 외국인 선수 신장 제한이 풀리면서 라건아의 이점이 사라졌다. 라건아는 게임이 잘 풀리지 않을 때면 게임을 던지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이대성은 폭발력이 있지만 동료들의 희생이 많이 따르는 플레이들을 많이 했다. 모비스는 이 두 선수에게 비중이 몰려있었고, 두 선수가 미친 듯 한 활약을 펼치지 않는 이상에는 패배하고 말았다. 나는 모비스팬으로서 다 같이 살아나는 농구를 좋아하는데 이런 부분에 있어서 받쳐주는 역할을 하는 선수들이 안타까웠다. 지는 날이 많아지면서 모비스는 우승전력과는 거리가 먼 팀이 되었다. 그러다가 모비스는 KCC와 파격적인 트레이드를 한다.

 

이대성, 라건아 < - > 김국찬, 박지훈, 김세창, 리온 윌리엄스

 

 많은 팬들이 충격적 이였는지 비난의 목소리가 많았다. 유재학 감독이 절친인 전창진 감독을 밀어주기 위해 그런 것이냐라는 말도 나왔다. 처음에 라건아는 수에 없었지만 KCC가 라건아를 고집해서 성사되었다고 한다. 이후에 모비스는 성적을 포기하지 않고 6강 싸움을 이어나가기도 했다. 한 시즌 만에 우승에서 8위로 추락했지만 결과적으로 고인물에서 빠져나오는 성공적인 트레이드라고 생각한다.

 

 

기존 모비스 농구의 이미지

 

 생각지 못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여파로 시즌이 종료되면서 모비스의 심장 양동근이 은퇴를 했다. 팬들은 두 번째 쇼킹이었다. “아니 왜 충분히 더 뛸 수 있는데...” 은퇴시점이 가까워지고 있는 것은 알았지만 너무 갑작스러웠다. 그렇지만 팀과 본인 모두에게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팀은 한 박자 빨리 팀의 리빌딩을 준비하며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다. 샐러리캡도 비워져서 전력보강의 계기가 된다. 그리고 양동근이라는 베테랑이 코치진에 합류할 수도 있다. 본인에게도 우승이후 괜찮은 느낌을 이어갈 수 있는 기세를 만들어갈 수 있다.

 

 모비스의 기존 농구 이미지는 재미없는 수비 농구라는 것이었다. 개인적으로는 질식수비를 통해 게임을 진흙탕으로 만드는 플레이에 희열을 느낀다. 그렇지만 다수 팬들은 공격적이고 화려한 농구에만 재미를 느낀다. 유재학 감독이 수비농구로 재미를 보면서 다른 팀들도 수비농구에 집중했으며 그 결과 저득점 경기가 많이 나왔다는 말들이 많았다. 더불어 우리나라 감독들은 개인을 죽이는 농구를 한다고 하는데 선수가 메이드를 시킨다면 감독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다. 수비는 농구의 기본이자 수비로 인해 농구가 재미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재미없는 농구를 넘어 감독들의 꽉 막힌 태도로 한국농구가 망해간다는 일부 말들도 있었다. 작전타임 중 유재학 감독의 행동이 논란이었다. 선수에게 꿀밤을 때리거나 입에 테이프를 붙이라고 지시하는 사건들로 인해 선수들의 혈을 막는 농구의 이미지로 가중되었다. 옛날방식으로 강압적인, 나이든 감독이 이끄는 농구로만 비춰진 것 같아 안타까웠다.

 

 

철저한 시스템일 뿐 굳어있지 않다.

 

 모비스 농구는 철저한 시스템일 뿐 낡거나 굳어있지 않다. 오히려 공격적이며 실험적이다. 딱딱해 보이지만 굉장히 유연하다. 잘 알려지지 않은 외국에서 온 김효범을 뽑을 때도, 김시래와 벤슨을 트레이드 할 때도, 팀플을 해치는 로드를 방출할 때도, 타 팀에서 뛰지 못하는 선수들을 심폐소생하며 쏠쏠하게 써먹었고, FA때에도 과감한 선택을 보여주었다. 남들이 안하는 길속에서 길을 찾아낸다.

 

 모비스의 농구는 더 가능성을 본다. 보이지 않는 이면까지 보는 통찰력이 있다.

완성보다 성장을 준비하고 기다린다. 선수의 잠재력을 보고 감독으로서 자리 지키는데 있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인다. 실제로 모비스에 오면서 포텐을 터트린 선수가 많다.

 

 또한 과정을 중시하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는 인간적인 면모도 보인다. 모비스는 신인드래프트 때마다 타팀에 비해 신인선수들을 많이 뽑았다. 경기를 운영할 때도 시스템 하에 최대한 기회를 주는 모습도 보였다.

 

 이렇다보니 철저한 시스템 속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고 그 결과로 인해 좀 더 여유롭게 구단이 운영되어 선순환이 이루어진다. 속된말로 계속해서 해먹는 이유다. “유재학 그만 좀 해먹어라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겉으로 파격적으로 보이지만 모비스는 원래 그랬다. 그저 모비스만의 철학을 가지고 모비스의 길을 가고 있다.

 

 이번 FA 또한 그간 이어온 것처럼 자연스러운 수순이다. 이번 FA 대어 중 하나인 장재석 또한 모비스는 큰 기대를 하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장재석은 연봉을 덜 받는데도 모비스를 선택했다. 이외에도 영입 된 김민구, 기승호, 이현민 또한 유재학 감독을 언급하며 모비스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이것이 하루아침에 일어난 파격적인 사건이 아닌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모비스는 늘 하던 대로 했을 뿐이다. 우승을 7번 이루어 낸 명문구단의 이유이다. 모비스의 강력한 시스템이 양동근이 코치가 되고 감독이 되고 우승을 여러 번 할 때까지 이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