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내면탐구 · 자기계발

김창기 아버지 묘의 풀을 베며




출처 : 온스테이지

김창기


김창기는 1963년생으로 포크 밴드인 동물원의 멤버였다.

 

김광석과는 동물원의 1집 음악 작업을 같이하면서 인연을 맺었다.

 

김창기는 후에 김광석의 ‘나의 노래’를 멜로디를 바꿔 ‘광석이에게’라는 곡을 쓴다.

 

하지만 사람들이 이를 알아차리지 못해 아쉬웠다는 후문이다.

 

김창기는 우리가 잘 아는 혜화동, 그날들, 거리에서, 널 사랑하겠어 등을 만들었다.

 

김창기라는 사람은 몰라도 노래는 꽤나 익숙할 것이다.

 

김창기를 처음 본 것은 노래의 탄생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프로듀서, 연주자, 보컬 등이 나와서 두 명씩 두 팀으로 나뉜다.

 

두 팀은 45분 동안 원곡자의 노래를 자신들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다.

 

원곡자로서 김창기가 나왔고 샘 김과 윤도현 밴드의 기타리스트 허준이 한 팀을 이루고

 

돈스파이크, 선우정아, 하림이 한 팀을 이루었다.

 

잔잔한 기타 소리에 샘 김의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듯한 목소리가 너무 좋았다.

 

특히 가사가 심상치 않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김창기가 정신과 의사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기 때문에

 

“이 사람 뭐지”하는 궁금증이 생겼었다.

 

노래가 클라이막스로 가면서 샘 김의 울부짖는 목소리가 마음을 울렸다.

 

샘 김이 외국에서 살다왔음에도 감정선이 이질적이지 않았다.

 

오히려 진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들렸다.

 

김창기 또한 감동 받으며 두 팀 중 샘 김과 허준의 팀을 선택하며 프로그램이 끝난다.

 

 

김창기의 창법


김창기의 노래를 듣고 가수라는 것이 꼭 노래를 잘 부르는 것보다

 

마음이나 감정을 노래로 어떻게 잘 전달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었다.

 

김창기의 노래는 감정을 담아 이야기하듯이 부르는 것이 특징이다.

 

전인권이 초창기에 울부짖으면서 감전 창법으로 부르는 맥락과 비슷하다.

 

일부 사람들은 저게 뭐냐고 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한 사람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듣는다면 마음을 울리는 노래가 될 수 있다.

 

무엇보다 본인이 쓴 곡이기에 그에 맞는 해석이 되어 더 진솔하게 다가오는 것이 아닐까 한다.

 

아버지 묘의 풀을 베며

당신을 미워했었죠 당신을 원망했었죠

왜 나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없냐고

이해해 줄 순 없냐고

사람들은 당신이 나를 사랑했다 하지만

나는 그 말을 믿을 수 없어요

쓴 한잔을 마시고 당신께 한잔 따르고

뭐가 그리 급했냐고 그렇게 가야만 했냐고

내가 그렇게 싫었냐고

당신에게 할 말이 있다고 듣고 싶은 말이 있다고

당신에게 난 어떤 의미였냐고

당신이 불러주던 노래

날 피 흘리게 했던 그 비난

당신의 넓은 가슴에 다시 안기고픈

이런 빌어먹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아들을

사랑한다고 내게 말해줘요

당신의 음성이 내게 들리지 않아요

나를 사랑한다고 어서 말해줘요

당신의 음성이 내게 들리지 않아요

당신이 불러주던 노래

날 피 흘리게 했던 그 비난

당신의 넓은 가슴에 다시 안기고픈

이런 빌어먹을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아들을

사랑한다고 내게 말해줘요

당신의 음성이 내게 들리지 않아요

나를 사랑한다고 어서 말해줘요

당신의 음성이 내게 들리지 않아요


당신을 미워했었죠 당신을 원망했었죠

왜 나를 있는 그대로 볼 수 없냐고

이해해 줄 순 없냐고

 

김창기가 이곡을 만들게 된 계기는 후배의 아버지 장례식장에 가는 길에

 

살아생전 아버지가 아들인 후배에게

 

“이 빌어먹은 자식아 나가 죽어라”라는 말을 들었다는 것이

 

상처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서다.

 

그 말을 풀지 못한 채 남겨진 것을 보고 곡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아버지는 더 이상 아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못하게 되었고

 

아들은 듣지 못한 채 이별하게 된 심정을 노래에 담았다.

 

돌아가신 아버지 묘의 풀을 베는 아들이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마치 “아버지 왜 그러셨어요?”라고 답을 듣고 싶어 하는 가사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이 곡은 ‘소통의 부재’를 말하고 있는 것 같다.

 

두 사람의 관계의 과정이 좋지 않았어도 진솔한 대화를 한 번쯤이라도 했었다면

 

아들의 응어리는 해소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아들은 더 이상 응어리를 풀지 못한 채 살아가야 한다.

 

대화의 당사자가 없기 때문이다. 갈등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문제가 아니다.

 

회피할 때 문제가 생긴다. 시간이 흐르면서 큰 눈덩이가 되어 돌아온다.

 

그 눈덩이를 더욱더 감당할 수 없게 되며

 

결국 마지막 순간까지 솔직한 마음을 지켜내지 못하고 외면해버리게 될 수도 있다.

 

같이 함께할 수 있는 시간에 소통


부모와 자식이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은 한정돼있다.

 

여기서의 시간은 온전히 홀로 서서 자신인 상태로 소통을 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자식이 커서 삶에 대해서 어느 정도 알아가기까지의 시간, 부모가 나이 들면서 확고해지는 생각,

 

부모가 바쁜 시절, 자식이 바쁜 시절 등

 

여러 가지가 어긋나 온전히 소통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

 

애초에 조금씩 신뢰를 쌓아가며 소통을 해나가는 것이 제일 좋긴 하다.

 

현실이 녹록지 않더라도  같이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에 서로 소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소통에 대한 노력이 없으면 둘 다 참다가 폭발하거나 한 사람이 맞춰가는 형국이다.

 

한 사람이 참고 맞춰가는 것을 시작하면

 

그 사람만이 끝까지 그 노력을 해야 그 관계는 유지된다.

 

참고 맞춰가는 것이 중지되었을 때 다른 쪽 사람은 그것을 견디지 못한다.

 

“갑자기 왜 그래?”가 되는 것이다.

 

참았을 경우 그 사람은 그것을 평생 안고 살거나 다음 세대에게 대물림하게 된다.

 

관계에 대한 적극적 태도


부모세대는 자식 세대에 대한 이해를,

 

자식 세대는 부모세대에 대한 이해를 해나가며 소통해야 한다.

 

그 대화가 갈등을 유발하더라도 회피해서는 안 된다.

 

소통이라는 것은 절대 한쪽에서만 일어날 수 없다.

 

양방향의 교류가 일어나야 한다.

 

한번 만나는 인생에서 소통 없이 관계를 지속한다는 것은

 

가족이라는 이름에, 부모라는 이름에, 자식이라는 이름에 집착하는 것일 뿐이다.

 

관계에 대한 적극적 태도가 필요하다.

 

여기서 적극적 태도란 명료함을 말한다.

 

계속해서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기보다 꼬인 관계의 실타래를 푸는 시도를 해보는 것이다.

 

시도를 하고 안 하고는 천지차이이다.

 

시도하고 실패하더라도 그만큼 알아가고 느끼는 바가 많아진다.

 

또한 시도를 하면 후회가 남지 않는다.

 

할 수 있는 것만큼은 해봤기 때문이다.

 

시도를 한 후에는 똑같은 패턴으로 돌아가지 않기 위해 자신만의 정리를 한다.

 

이 시도를 하기 전에 준비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

 

기존의 감정을 배제한 채 지금 이 순간에서 대화를 한다.

 

충분히 준비하고 관계 계선을 시도한다.

 

그렇지만 너무 안 되는 것에 대해 계속해서 붙잡고 있을 필요는 없다.

 

때로는 과감한 결단이 당장은 뼈아프게 느껴질지라도 관계에 대한 명료함이 생긴다.

 

과감한 결단이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좋은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좋은 모습으로 보이는 것만이, 혹 그런 모습을 지키려 애쓰는 것이

 

자신의 삶을 빛나게 해주지 않는다.

 

가족이란 아름다운 단어에, 부모라는 희생적인 단어에 메여

 

자신들의 인생을 가두지 않길 바란다.

 

각자가 자기 자신으로 서 있을 수 있을 때 가족으로, 부모로, 자식으로 빛이 나는 것이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포지션이 달라지기에 이것은 어느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것이다.

 

 

이전 글 보기 ▼

 

2020/07/03 - [내면탐구] - 스스로 우울증을 극복하는 방법! 유기체편 (1)

 

2020/07/04 - [내면탐구] - 스스로 우울증을 극복하는 방법! 인지편 (2)

 

2020/07/04 - [내면탐구] - 내 힘으로 우울증을 이겨내는 방법! 실행편 (3)

 

2020/07/08 - [내면탐구] - 우울증을 극복하는 방법! 종합편 (4)

 

2020/07/15 - [내면탐구] - 미니멀 라이프를 넘어 심플 라이프!

 

2020/07/16 - [내면탐구] -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의미

 

2020/07/22 - [내면탐구] -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집착과 욕심

 

 

 

댓글